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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탑

dowhq 2024. 1. 25. 20:13


태양의 탑.그것은 일본의 건축물로 오스카 엑스포의 심볼이라고 한다.건축물의 생김새가 의아한 독자가 있다면,인터넷에 검색하여 쉽사리 사진과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장담하건데 어디서든 스치듯 보았던 건축물일 것이다.우리나라의7080처럼,일본의7080즉 중장년층에겐 추억을,청년 층 에겐 아장아장 걷던 아련한 유년시절을 선물해주는 건축물인 것이다.허나 모리미의 소설은,중장년층의 추억도,청년층에게 유년시절을 선물해주지도 않는,찌질함의 극치를 달리는 대학생이,찌질함의 극치를 달리는 친구들과 어두컴컴 삼삼오오 모여 그들 나름대로의 일상을 전개해나가는 소설이다.판타지와 현실을 절묘하게 오가는 작가 특유의 문체는,태양의 탑이라는 우리에겐 어딘가 낯선 건축물을 통해 더욱 심화되어 찌질하면서도 유쾌한,유쾌하면서도 신비로운 작풍을 지니게 되었다.태양의 탑은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 중 첫째라 불리며,그의 작풍의 기본적인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아마 태양의 탑을 필두로 그의 작품을 찬찬히 읽다보며 이렇게 작풍이 변하지 않는 작가도 흔하진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검은머리 아가씨를 예찬하며,일본의 교토를 배경으로,찌질하며 여자라곤 인연이 없고,음침한 친우들과 어울리는 내용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물론 예외인 작품도 몇 개 있지만,대부분 작품이 그러한 점을 미뤄봐선,작가가 가장 잘 쓰기도 하고 자신 있는 부분이 그런 찌질함이 아닐까.감히 생각해본다.하지만 그의 등장인물들은 찌질하긴 하나,극악의 찌질이는 아니다.소설의 마지막부분,커플들이 하하호호하는 크리스마스를 망치기 위해여, ‘에에자나이카’즉,괜찮지 않은가.라며 크리스마스의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들을 선동하고,결국 흥겨운 캐럴보다 일본 시민들의‘에에자나이카’라고 외치는 소리가 더욱 커져,커플의 크리스마스를 저지하는 장면이 나온다.그런 행동력 있는 찌질이는,찌질하긴 하나,결코 못 봐줄 인간은 아니다.필자가 알고 있는 작가 중 유쾌한 글의 황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독보적인 문체와 스토리를 가진 작가의 처녀작.처녀작 특유의 풋내 나는 느낌과 어딘지 서툰 전개,등장인물의 대화,전개.그 모든 것이 어딘가 귀엽게 느껴졌던 소설이다.특히 처녀작이라곤 믿기 힘든 파격적인‘에에자나이카’소동이,이 태양의 탑이란 소설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찌질이 들이 모여 무언가 변화시킨다.그것은 사람의 마음일 수도 있고,연인들이 사랑하는 크나큰 연휴일 수 도 있으며,지구의 운명을 뒤 바꿀 대 사건일 수 도 있을 것이다.그런 찌질이 들이 등장하는 첫 소설.깊은 생각할 필요 없이 당장 행복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강력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끝도 없이 치닫는 기상천외한 망상의 대향연!
모리미 도미히코의 자학청춘소설

교토의 천재 , 최강의 천재이자 변태 소설가 등의 수식어로 문단과 독자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모리미 도미히코의 데뷔작이다. 인기 없고 별 볼일 없는 대학생의 한심한 일상을 고풍스러운 문체와 시니컬한 유머로 엮어 내어 자학청춘소설 이라 부르는 것이 어울릴 듯하다.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의 주특기는 이미 데뷔작에서부터 정립된 것임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예전 애인이었던 미즈오 씨를 연구하기 위해 관찰을 거듭하며 240장에 이르는 대작 리포트를 작성 중인 주인공, 주인공의 생일에 죽음의 순간을 정리한 책을 선물하는 미즈오 씨, 빼앗길 염려도 없는 순결에 전전긍긍하며 세계 평화와 건전한 사회질서를 위해 신작 포르노를 뒤적이는 사천왕 교토대생들. 이처럼 판타지의 영역을 활보할 것만 같은 이들이 한심하고 평범한 일상을 오가며 펼치는 활극은 일상이야 말로 판타지를 가장 도드라지게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된 장이 아닌가 생각케 한다.

과잉된 자의식에서 솟아나는 자기 정당화가 장황하게 서술되며, 비대해진 내면과 시시하고 하찮은 일상의 어긋남, 해학이 넘쳐나는 고상한 어휘와 의고체(擬古體)로 묘사되는 뒤틀린 심사, 동정심을 절로 유발하는 허울뿐인 객기, 곤두박질치는 처절한 자학상에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아니 헤어나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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