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길[만화책 즐겨읽기 187] 데즈카 오사무, 《칠색 잉꼬 (4)》 아주 고단한 날은 아이들이 기저귀에 쉬를 하거나 이불에 쉬를 누었어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주 고단한 날은 거의 없습니다. 언제나 아이들 칭얼대는 소리를 듣고, 쉬 마렵다 부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밤잠을 자건 낮잠을 자건, 집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봄이건 가을이건, 빗방울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밥을 하다가도 빨래를 개다가도, 어찌 되든 빗소리를 들으면 ‘마당에 치울 것 있나’ 생각하며 후다닥 밖으로 나갑니다. 빗소리는 빗방울이 지붕을 때리는 소리로도 들리고, 집 안팎 바람결 달라지는 결로도 들립니다. 흔히 소리는 귀로 듣는다고 여기지만, 내 살갗도 소리를 듣고 내 머리카락도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