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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누구에게나 자신에게서 쫓아내고 싶은 게 있을 것이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마음속에 있는 집념이든 잡념이든. 이일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늘 하는 사람도 있고 도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혼자서도 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누가 시켜야만 아니 시켜도 못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이 소설에 끌린 것일까. 내 안의 쫓고 싶은 양을 만나고 싶어서?이 소설에서 양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하게는 말못하겠다. 그런데 쫓고 싶다는 화자의 의지만큼은분명하게 알겠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서라도 쫓고 싶은 것. 스스로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나서야만 했던 일. 화자가 양을쓴 남자를 만날 때만 해도, 특별한 귀를 가진 여자가 사라졌을 때만 해도 채 파악하지 못했던 뜻이 갑자가 환하게 잡혀 왔다. 혼자서 해야만 하는 일이었구나, 양을 쫓는 일은.쫓다의 뜻을 초반에는 좇다와 착각했다. 쫓다는 있는 자리에서 떠나도록 몰아내다는 뜻을 갖고있는 말이다. 양을 찾아서 따라가는 게 아니라 양을 몰아내는여행을 했더란 것이지. 낱말의 뜻 하나를 잘못 알고 있다가 소설 밖을 얼마나 헤맨것인지. 제대로 모르면서 무심코 쓰고 있는, 그것도 잘못 쓰고 있는 말들 또한 내게는 전부 쫓아야 할 양이다.작가 세대의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전쟁에 대한 기억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는이 기억을 늘 환상으로 바꿔서 몰아내고자 했던 것 같다. 어쩌면 젊은 시절을 이 나쁜 기억 때문에 평범한 미래와 바꿨는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가 되어 글을써야만 하는 사명감을 스스로 만들어 채우면서. 그렇지 않고서야 그 먼 홋카이도의 산에 있는 별장까지 우리를 이끌었을 리가 없다. 물론 양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했겠지만.하루키의 소설이 계속 읽히는 이유를 확인한다. 사는곳은 달라도 나이도 달라도 저마다품고 있는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본질이 같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끼리는 알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나는 그러하다.
기묘한 모험으로 가득한 미스터리한 소설 기법으로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하루키 초기 장편 대표작!

어른을 위한 멋진 동화같기도 하고 초현실주의 작품 같기도 한 양을 쫓는 모험 은, 내가 사는 도시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도시의 미로를 걷는 듯 하다. 그러한 환상이 주는 흡입력과 양 을 찾는 미스터리한 소설 기법으로 시종일관 흥미진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동아시아의 역사, 경제 조직을 통제하는 검은 손 같은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를 담아낸다.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 나 를 통해 현대인의 도시병에 공감하고, 국가라는 거대 회사에 사로잡혀 착취당한다고 느끼며, 지금 이곳이 진짜 지금 이곳인지, 혹은 내가 진짜나인지 자문케 한다.


제7장. 돌고래 호텔의 모험
영화관에서 이동이 완성되다. 돌고래 호텔로
양 박사 등장
양 박사 많이 먹고 많이 이야기하다
안녕, 돌고래 호텔

제8장. 양을 쫓는 모험 Ⅲ
주니타키 마을의 탄생과 발전과 전락
주니타키 마을의 또 한번의 전락과 양들
주니타키에서의 밤
불길한 커브 길을 돌다
그녀는 산을 떠나다. 그리고 엄습하는 공복감
차고에서 발견한 것 . 초원의 한가운데서 생각한 것
양 사나이 오다
바람의 특수한 통로
거울에 비치는 것. 거울에 비치지 않는 것
그리고 시간은 흘러간다
어둠 속에 사는 사람들
시계의 태엽을 감는 쥐
초록색 코드와 빨간색 코드. 얼어붙은 갈매기
불길한 커브 길을 다시 찾다
열두 시의 모임

에필로그
역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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