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풀밭 위의 돼지

dowhq 2024. 2. 1. 05:59


나 혹은 우리는 개인가 ? 돼지인가 ? 아님 개가되지 못한 돼지인가 ? 돼지가 되고 싶은 개인가?나 , 너, 우리는 기호같이 주어진 이름이 있을텐데,너는 나에게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다. 너 또한 이름을 알려주지 않아 서로 마찬가지이지만,나는 바라본다. 개, 혹은 돼지를. 너는 소리친다, 나에게, 우리에게 " 나 여기 있어" 라고 그러나, 들리지 않는다 그냥 돼지 소리처럼 퀠퀠퀠 나, 너 , 우리는 익명성의 다른 모습일까 ?나는 너와 교류하고 대화하고 우리는 섹스도 하지만, 그냥 우리가 되지 못한 너, 나일뿐.나는 늘 생각한다. 그러나 머리만 아플뿐 나를 찾지를 못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에 갇히 벌레처럼걷지만 도달하지 못하는 존재의 피곤함. 이 피곤함이 나의 삶일지 모른다. 그래서,"나는 지금 유리를 통해 너를 보고 있다 . 너는 유리방에 갇혀 있다, 아니, 갇혀 있다 라는 말은 틀렸는지도 모른다. 너는 유리방에 살고 있다. 벗어나려는 의지가 없다면 갇혀 있는 것이 아니다 . "- 유리방 중에서 - p 89나,너,우리 인간이 살면서 타인과 관계를 규정 지을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말이다사람과 사람으로서 관계맺음에 흔히 태어나면서 주어진 이름으로 서로를 호칭하지만, 관계를 규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주어진 호칭이 배제된 관계속에서 나를 찾아가려 하지만, 늘 가로막는것은 너, 우리라는 말. 이를 배제하고 나를 찾기위해 내 의식속으로 점점 깊숙이 빠저들어가지만, 찾지 못하는 나의 모습.관계를 벗어나 내가 중심이 되고자 하는 현대인으로서의 나. 그러나 , 나를 찾기 못하는 나빙빙도는 의식의 흐름만이 있는 것일까 ?책을 덮으면 긴 의문부호가 남는다 .
김태용은 2005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을 발표하며 등단한 김태용이 2년만에 발표한 첫 소설집.죽은 아내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 치매에 걸린 노인의 이야기 「풀밭 위의 돼지」, 친구의 아내와 욕망관계에 있는 사내가 등장하는 「검은 태양 아래」, 죽은 아빠가 들어 있는 병과 함께 살아가는 이상한 가족들의 이야기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 절대로 침낭에서밖에는 잠들 수 없는 남자가 등장하는 「잠」 등 10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소설은 크로테스크한 풍경 속에 흔적없이 해체되는 전통 가족 서사를 그려낸다.

표제작 풀밭 위의 돼지 는 발표 당시부터 그 전복성과 기괴함으로 인해 문단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아내와 남편과 돼지가 한 풀밭에 누워 엉겨 있는 모습에 대한 묘사가 성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전통적인 가족 서사에 대한 저항을 시도한다. 이 외에도 그의 작품들은 누구의 자식도 아닌 아이들, 누구의 아버지도 아닌 아버지들이 함께 사는 전복적 공동체의 탄생에 초점을 맞추었다.

김태용의 10편의 소설은 하나같이 기괴함 으로 이루어진 문제작들이다. 내용의 파격성 외에도 뚜렷한 서사를 제시하지 않는 점, 이야기 맥락의 과 후를 일부러 해치는 동어 반복과 뛰어넘기 등이 이색적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하여 새로운 소설의 형식을 제시하였고 독자들은 이를 통해 젊은 작가의 신선한 시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검은 태양 아래
풀밭위의 돼지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
유리방
중력은 고마워

차라리, 사랑
벙어리
편백나무 숲 밖으로
궤적

해설 차라리, 글쓰기_김형중
작가의 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