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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당신이 회사를 다니면서 월급만으론 부족하다 싶어서 부업으로 편의점을 운영한다고 하자. 당신은 회사도 다니고 잠도 자야하고 가족들과 교류도 해야 하기에 편의점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직원(알바)를 고용하여 그 사람에게 편의점 운영과 관리를 맡긴다.그런데 당신이 가게에 없다보니 정작 고용한 직원이 어떻게 일하는 지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편의점이 돌아가는 방식 또한 그 직원보다 잘 알지 못한다. 더군다나 이 직원이 일 잘하는 직원인지 아니면 그냥 그저 시간이나 떼우면서 앉아있는 직원인지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이 상황에서 일 매출이 감소할 때 이것은 일하는 직원의 문제일까 아니면 경기가 안좋아서 그런 것일까? 점포주인 당신이 직접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하여 직원이 제대로 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상당히 많은 편의점들이 가족을 고용인으로 쓰는 것은 인건비 절감의 이유도 있지만 가족을 고용하면 그만큼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생판 모르는 남보단 내 가족이 좀 더 믿음직한 것은 사실 아닌가?이러한 문제를 바로 대리인 문제(Agent Dilemma)라 한다. 대리인 문제는 경제/경영학의 오랜 고전 주제 중 하나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역선택이나 도덕적 헤이 등을 다루는 내용이다.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대표적인 집단이기에 당연히 이 분야에서 대리인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소유권은 기업의 주주에게 있다. 그리고 기업의 경영진은 주주를 대신하여 기업을 운영하고 그 수익을 내어 주주들의 경제적 이득을 극대화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경영진은 소수에 잘 조직화 되어 있으며 주주는 다수에 잘게 흩어져 있고 경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자세히 알지 못하기에 경영진은 언제나 주주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더 골몰할 유인을 가진다.이 때문에 자본주의 선진국인 미국에서 20세기 중반부터 주주들이 경영진을 견제 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를 했더니 진짜 주인이 누군지 잊은 것 같으므로 그걸 확실히 알려주겠다면서 들고 일어난 것이 바로 주주 행동주의다. 오늘 이야기 할 [의장! 이의 있습니다]는 바로 주주 행동주의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그 시작은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자민 그레이엄으로부터다. 그레이엄은 노던 파이프라인이라는 회사에 투자를 했는데 이 회사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주당 90달러의 배당을 지급하고도 차입금 없이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당시로선 처음으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로 하여금 특별 배당을 하라는 요구를 하기까지 한다. 이것은 전례가 없는 행동이었고 경영진들은 당연히 그레이엄의 요구를 무시했다. 오히려 그레이엄에게 우리의 경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식을 팔고 나가라 라고 반응 할 정도였다.그러나 주당 65달러의 주식이 특별 배당 90달러를 하고도 소유권을 유지하는 한편 수익을 낼 수 있는데 팔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레이엄은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의 행동에 동의해 달라는 위임장 대결을 펼친다. 무사안일한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항하는 주주의 첫 움직임이 이때를 기해 일어난 것이다.이후에 이어지는 주주 행동주의 운동의 내용들을 보면 말 그대로 경영진과의 전쟁이나 다름 없다. 로버트 영의 사례는 그나마 온건한 위임장 대결이었다면 1980년대 칼 아이칸의 전성기 때는 적대적 인수라는 아주 공격적인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방법은 거칠어졌을지 몰라도 결국 목표한 바는 똑같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행동을 평가하고 제지하고 주주들에게 좀 더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기업 경영에 있어서 견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물론 주주행동주의를 절대선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 책에서는 잘못된 사례 또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 하나인 3장은 워렌 버핏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이하 아멕스)에 관한 내용으로 예전에 리뷰한 적이 있는 집중투자에도 나오는 일화다.당시 아멕스는 자회사를 통해 위탁창고 관리업을 운영하고 있었고 창고에 관리된 물품에 대해서 아멕스가 발행한 보증서는 신뢰할 수 있는 담보 서류였다. 문제는 이 창고에 보관중인 엄청난 양의 샐러드 오일이 알고보니 물을 바닥에 깔아둬 양을 부풀린 것이었고 실제 샐러드 오일의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이 발견된 것이다. 이것을 일명 샐러드 오일 스캔들 이라 불렀는데 아멕스의 신용도에 큰 타격이 되는 사건이었다.아멕스의 경영진들은 이것이 아멕스의 자회사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실질적인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샐러드 오일 스캔들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다. 이때 아멕스의 주주들은 크게 반발하며 보상금 지급에 반대하고 나섰다. 버핏이 개입한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버핏이 보기에 아멕스의 사업에서 창고보관 사업은 아주 작은 사업에 불과하며 아멕스의 브랜드는 견고했고 수익 또한 탄탄했다. 또한 보상금의 규모 또한 크다고 보기 어려웠다. 버핏은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멕스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오히려 아멕스의 브랜드를 더욱 더 가치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하여 오히려 아멕스의 경영진들을 보호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이 결정이 스캔들 이후에 아멕스를 더더욱 믿음직한 회사로 만들었으며 주주들에게 더 나은 결정이 되었다. 이것은 주주 또한 자신들의 이익에 오히려 반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특히 마지막 장인 8장이 주주 행동주의가 실패로 돌아간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경영진의 독단적인 행동과 그로 인해 주주들이 자신의 이익을 갈취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주 행동주의가 필요하지만 그것이 만능은 아니며 오히려 능력 있고 뛰어난 경영진을 내몰고 기업 가치를 망가뜨릴 수도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특히나 최근 미국에서 주주 행동주의로 인한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꽤 명확하다 할 수 있다.사실 이 주주 행동주의는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내용이다. 우리는 오래 동안 기업은 그 기업의 주주가 주인이 아니라 오너라고 무의식적으로 믿어왔으며 심지어 주주들 또한 주식을 기업의 소유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본 차익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아무리 멀쩡한 기업이라도 배임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이 쉽게 벌어지며 그것이 배임이다 아니다에 대한 논의도 드물다. 또한 기업이 자사의 수익이 나는 부분이나 사업 영역을 오너 소유의 비상장 회사에 할당하여 사실상 회사의 수익을 오너가 빼내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곤 한다.주주를 위해 일하지 않는 경영진과 거수기에 불과한 이사회가 주주들의 견제를 제대로 받는 다면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미국 같은 나라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지만 우리는 아직 그 수준에 한참 못미친다. 어떤 점에서는 그레이엄이 처음 주주 행동주의를 시작했던 약 100여년 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실제로 한국 기업과 그 주식에서 오너와 경영진 리스크는 생각 이상으로 크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저평가 받는 이유 중의 하나로 대북 리스크가 아닌 오너 리스크를 드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오너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 주주들은 그 손실을 그대로 입을 수 밖에 없다. 만약 주주들이 오너와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주어졌다면 그들이 그렇게 쉽게 사고를 칠 수 있었을까? 기업 사냥꾼 이라 불리던 칼 아이칸이 KT&G를 공격 했었을 때 우리는 외국의 투기 자본이 우리 기업을 망친다고 이야기 하는 언론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 KT&G는 국내의 그 어떤 기업보다도 주주 친화적 기업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난 엘리엇과 삼성물산 합병 사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목도한 바 있다. 이때 주주의 이익을 그 누구보다도 수호해야 할 국민 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렸던가?언제부터인가 경제 민주화에 대한 이슈도 오가고 재벌에 대한 견제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것을 이룩하려면 주주 행동주의가 전반화되고 정착되어야만 한다. 그 점에서 미국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어떤 식으로 시작되었고 자리 잡고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이 [의장! 이의 있습니다]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향후에 정말 유의미하게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본다.
허울뿐인 이사회와 무능한 경영진을 탄핵하라
소극적 관중에서 참여하는 투자자로! 주주행동주의가 뜬다

‘엘리엇과 삼성의 대결’ 등을 계기로 요즘 국내에서도 핫이슈로 떠오른 ‘주주행동주의’를 주주와 기업, 창과 방패의 입장에서 정면으로 다룬 책.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의 정의로운 주주행동부터 우량기업을 무너뜨린 카를로 카넬의 왜곡된 사례까지 주주와 기업 간 역사적인 대결들을 생생하게 전하며 심층 분석했다.

헤지펀드매니저이자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외래교수인 저자 제프 그램은 미국 주주행동주의 8대 사건에 실제 사용된 오리지널 서한들을 이 책에서 처음 공개했다. 단순한 기업 사냥부터 위임장 대결, 그린메일, 13D 양식 제출, 기업 망신 주기 등 다양한 전략과 자료도 소개했다.

책은 이를 통해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행동주의 투자자와 이를 방어하려는 기업에 현실적인 전략을 알려준다. 또 행동주의자들이 내세우는 구호와 과시 행위 뒤에 숨은 의도와 동기를 낱낱이 해부해, 어떤 주주행동 캠페인이 좋은지 나쁜지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주행동주의는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기업 가치 제고 등의 변화를 이뤄냄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장! 이의 있습니다 의 해제를 쓴 임종엽 변호사는 곧 시행될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 상법 개정 등을 계기로 우리 증시는 미국이 지난 100년간 겪은 주주행동주의 역사를 압축해서 걷게 될 것 이라며 개인 투자자도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기업의 CEO에게 편지를 보내며, 주주명부와 회계장부 열람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행동주의 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크게 늘 것 이라고 내다봤다.


들어가는 말_ 벤저민 그레이엄에서 시작된 주주행동주의 100년 역사
1장_ 현대 주주행동주의의 탄생
: 벤저민 그레이엄, 역사상 최초로 기업의 잉여현금을 돌려받다
자료_ 벤저민 그레이엄이 노던파이프라인 최대주주에게 보낸 서한

2장_ 위임장 전문가들의 공격
: 로버트 영, 화약공장 말단 직원에서 뉴욕센트럴철도 의장이 되다
자료_로버트 영이 뉴욕센트럴철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3장_ 저평가된 기업을 살린 가치투자자의 행동주의
: 워런 버핏, 사기 사건으로 위험에 처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구하다
자료_ 워런 버핏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에게 보낸 서한

4장_ 현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휘두른 기업사냥꾼
: 칼 아이칸, 자신감 넘치는 서한만으로 필립스 페트롤리엄을 인수하다
자료 1_ 칼 아이칸이 필립스 페트롤리엄 의장에게 보낸 서한
자료 2_ 칼 아이칸이 KT&G를 공격한 사례

5장_ 최대주주의 공격에 맞서다가 몰락한 제너럴모터스
: 로스 페로, 최대주주로서 GM을 구하려다 기업도 지위도 모두 놓치다
자료_ 로스 페로가 GM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6장_ 13D 양식 싸움으로 쟁취한 기업 공개매각
: 칼라 쉐러,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아버지가 세운 가족 기업에 칼을 대다
자료_ 칼라 쉐러가 쉐러주식회사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7장_ 독설과 인신공격의 망신 주기 게임
: 대니얼 러브와 헤지펀드 행동주의, 스타가스의 무능한 CEO를 몰아내다
자료_ 대니얼 러브가 스타가스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8장_ 우량기업을 무너뜨린 잘못된 주주행동주의
: BKF캐피털, 주주행동주의에 온갖 수단으로 방어하다 결국 무릎을 꿇다
자료 1_ 카를로 카넬이 BKF캐피털 의장 겸 CEO에게 보낸 서한
자료 2_ BKF캐피털 의장 겸 CEO가 주주들에게 보낸 주주 서한

나오는 말_무관심한 주주와 부실한 경영이 주주행동주의의 타깃이다

해제_ 더욱 대담해진 주주행동의 시대, 회사의 대응은?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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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대를 위한 삼국유사

《무엇이 새로운 세대를 위한 삼국유사》라는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잔뜩 들어 있어서 좋았다. 좋기는 한데, 옛날의 이야기, 신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황당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곰이 여자로 ‘뿅“ 해서, 아니 그러니까 마늘과 쑥만을 먹으면서 동굴에서 지내다가 여자로 변신한 이야기. 환웅과 단군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인데 이거 참으로 황당하지 않은가. 어떻게 원숭이도 아니고 유인원도 아닌 것이 인간, 즉 여자로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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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한국 미술사 강의 2

“이에 비해 고려시대 미술사는 연구 성과가 적은 편이다. 고려청자만은 일찍부터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고려시대 미술사의 대표 장르가 되었지만, 불상, 석탑, 승탑 등 불교 미술은 통일신라에 비해 예술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해 연구가 많지 않다. (중략) 역사학계에서도 그동안 고려시대 연구에 소홀했음을 반성하고 있다. 아직도 일제의 식민사관이 만들어낸 왜곡과 편견이 만연하여 고려 역사는 거란, 여진, 몽고, 홍건적의 침입을 받은 전란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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