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너무 많아
책,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책을 끼고 사는 나를 보고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질문이 "어떤 책이 좋아요?"나 "좋은 책 한권 골라주세요"라는 말이다. 이처럼 남감한 질문도 없다. 뭘 알아야 추천할 수 있는데도 망설이면 그것도 모르냐고 타박한다. 하지만 이런 타박을 하는 사람들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책만큼 취사선택에서 까다로운 것도 없을 것이다. 가치관, 관심사, 독서이력, 연령대, 성별ᆢ등 셀 수도 없는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이런 복잡한 변수를 통과하여 선택된 책들은 그 사람에게 다양한 감정을 전달해 준다. 이 특징이 있어 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책을 읽지 않는다고 개탄들 하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고 읽어야할지 모르는 답답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혼란을 줄여주기 위해 책을 읽어주는 책이 있고 권장도서목록이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카이 준코의 독서일기 책이 너무 많아 도 그런 부류의 책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사카이 준코의 개인적인 독서일기다. 이 독서일기 속에는 책에서 책으로 연결되는 이어달리기가 주를 이룬다. 그 속에서 언급되는 책들을 통해 출판대국 일본의 다양한 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그 책은 만화책일 때도 있고 묵직한 고전일 때도 있다. 문학은 물론이고 뜨개질, 요리, 잡초의 생태, 철도, 역사, 소녀 잡지, SM에 결박까지 다양한 분야를 훑으며 ‘멋대로 읽고 멋지게 쓰는’ 사카이 준코의 ‘책 일기’다.한 주제에 기본적으로 세권의 책이 등장하니 열세가지 테마에 펄 십여 개 정도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보니 언급된 책 수만 해도 300여권에 이른다. 책 제목마냥 책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겁먹거나 지레짐작 놀랄 필요는 없다. 독서일기 형식이니 그렇게 편안하게 접하고 읽을 수 있는 글이 매력 있게 다가오는 책이다.책은 저자의 가치관과 감정 그리고 의지를 반영한 글이 엮어진 결과물이다. 그러기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을 지은 사람과의 깊은 만남을 이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게 만난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예비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책과 책이 저자나 내용 또한 읽는 이의 개인적 관심사에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된다. 사카이 준코의 ‘책이 너무 많아’에서 언급된 책들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얻어진 결과물이다.“책을 읽어도 읽으면서 바로바로 잊어버립니다. 이른바 명작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세계 명작이 화제가 되면 ‘안 읽었는데요’라는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한 채, 난처하게도 마지막까지 애매한 웃음을 짓고 있을 수밖에 없어요.”저자 사카이 준코의 수즙은 고백으로 들리는 이 말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매력에 빠진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책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쏟아지는 책 속에서 살아남기
사카이 준코의 극강의 독서 이력
이 책은 칼럼니스트 사카이 준코가 8년 반 동안 [슈칸분슌週刊文春]에 연재한 ‘독서 일기’를 엮은 것이다. 그날그날 책방에서 공수한 따끈따끈한 신간 세 권씩, 237권의 책을 산문 79편에 담았다. 책이 너무 많아 에는 작가의 기억 속 책까지 더해져 300여 권의 책이 소개되며, 고구마처럼 파도 파도 계속 나오는 흥미로운 책 리스트로 가득하다. 그 책은 만화책일 때도 있고 묵직한 고전일 때도 있다. 문학은 물론이고 뜨개질, 요리, 잡초의 생태, 철도, 역사, 소녀 잡지, SM에 결박까지 다양한 분야를 훑으며 ‘멋대로 읽고 멋지게 쓰는’ 사카이 준코의 ‘책 일기’가 즐겁다.
행복이란 것, 산다는 것은 읽는다는 행위에 속한 것이구나 하고 말하는 사카이 준코. 세상에 떠도는 기묘한 공기를 신선한 언어로 포착해 독자들의 절대적인 공감을 얻은 그녀의 ‘극강極强의 독서 산문집’을 읽는다.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일까
일기 형식을 통한 내 맘대로 독서법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엄청난 양의 책에 둘러싸여 있을 때, 인터넷이나 신문에서 연이어 출간되는 책의 정보를 만날 때면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책이! 하며 현기증이 난다. 책장을 끝까지 넘긴 기억은 있지만 내용이 도무지 생각 안 나는 일은 부지기수.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일까, 나에게도 책을 읽는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에 책읽기를 주저한다면 사카이 준코의 ‘처방전’ 책이 너무 많아 가 필요하다.
이 책은 사카이 준코가 읽은 (또는 잊어버린) 수많은 책에 대한 산문이다. 단순히 정보만 건조하게 나열하지 않고, 일기라는 형식을 통해 작가 자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카이 준코가 재치 있게 한 권 한 권 새로운 세계를 풀어가는 방식은 독특하다. 8년 반에 걸쳐 쓴 그녀의 책 역사를 훑다 보면 독자들은 미지의 책 세계에 안심하고 빠져들 수 있다. 즉, 사카이 준코는 읽다 잠들어도 괜찮다, 중간에 덮어버려도 좋다, 잡지든, 만화든 손에 잡히는 대로 읽고 잠시라도 읽는 즐거움에 빠지면 그대로 좋다며 걱정 없는 독서를 추천한다.
책머리에 6
1. 내일이 좋은 날이 되길
누군가를 위한 일 17
마지막까지 일을 좋아한 사람 22
나를 찾는 여행 27
여자가 왈가닥이 된다? 32
기다림이 농밀했던 시대 37
잠들 수 없는 밤 42
2. 우리들의 사막
나태하려는 욕구라니 49
나이를 먹어가는 이야기 54
이렇게 특별한 연애를 합니다 59
단어를 발견하다 64
화장은 최소한의 매너 68
하얀 반팔 세일러복 73
3. 좋아하는 일로 일을 만들자
가끔은 모녀 여행 81
흉내 낼 수 없는 말 85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들 90
나를 뺀 모두의 도시 95
자장가와 엄마 99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104
4. 나 홀로 오후에
내면의 늪 111
아아, 집에 가고 싶어 115
어린이도 어른도 정말 힘들어 119
가엾어라, 가부키를 보지 못했다니 124
정치가의 말 129
홀로 노후를 보내는 기술 134
5. 인기 없는 이유
완벽한 그녀들 141
여성지를 읽지 않으면 될 텐데 145
흥얼거리며 읊조리다 150
대단한 시대네! 155
결박사의 황홀과 우울 160
‘신여성’들의 인생 164
6. 절망,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세상은 진보한 걸까 171
파란 바다와 파란 하늘 176
적극적인 절망 181
빨갛고 달콤하고 시큼한 맛 186
안 읽었습니다 190
땅을 생각하는 마음 194
7. 여기부터는 어른들의 영역
새끼 고양이 살인자 201
‘끝’에 대한 사랑 206
‘SM 업계’의 ‘S’ 인력 부족 211
혼자 즐기는 철도 여행 216
백화점에 가고 싶다! 221
배설과 커뮤니케이션 226
8. 느낀 것은 팔지 않습니다만
남자들의 시대 233
영성으로 가득 찬 것인가! 238
동아리는 역시 일이었어 243
‘본다’는 슬픔 247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던 책! 252
한없이 잔혹하고 한없이 다정한 257
9.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일상이 가진 힘 265
사람과 사람을 잇다 270
1인 욕구 대처법 274
당연한 것들 278
버섯과 커피의 향기 283
천천히 계속해서 지다 288
10. 함께 있는 것만으로
‘여학교 출신’이라는 인종 295
‘지금’은 붙잡히지 않는다 300
차표가 있다면, 우표가 있다면 305
내 아래서도 자라주는 생명 310
억제와 해방 315
행복해지는 이야기 320
11. 어두운 밤, 별을 헤아리며
홍등이 넘실거리는 별천지 327
성인이 되어 득을 보았다 332
여행의 흔들림 336
인간의 무력함 341
‘생생함’의 세계 346
자연과 인간의 공동 작품 351
12. 인간 임시 면허 중
악마적 순간 359
‘약점’이 뒤엉킨 어둠 364
인생을 닮은 탈것 369
보지 않는 능력 374
간병은 가족 내에서? 379
패자들 384
13. 표백당하는 사회
라쿠고 같은 세계 391
저희 집에서는 이렇게 합니다 396
내향형 인간의 시대 401
완전히 어긋나 있다 406
바다를 건넌 신 411
결박의 문화사 416
가족의 본질 421
옮긴이의 말 426
책 찾아보기 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