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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에는 상당히 인상적인 대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많은 대사들은 누구에게나 의미를 갖는 대사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하나의 대사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나 혹은 방송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의미를 갖는 말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 대사는 바로 드라마를 만드는 놈들이 나쁜짓을 하면 얼마나 하겠냐? 라는 대사였다. 사실 이 대사는 드라마만이 아니라 예능쪽과도 연결이 되는 부분이 있다. 보도쪽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대부분이 저런 생각을 갖고 살아간다. 이 드라마 프로듀사 는 또 다른 의미에서 바로 그 대사가 생각이 나는 드라마였다. 어떤 의미에서는 KBS 예능국의 홍보 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드라마는, 하지만 그러한 겉모습을 벗어나는 순간부터는 그냥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더불어 우리가 스치듯이 보고는 했던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과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들이 그동안 우리가 보아온 모습들을 꽤 잘 재구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의미를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 프로듀사 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사람들이 그 속에서 서로 마음을 주고 받고 연예를 하는 모습은 사실 그동안의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어느 순간부터는 굳이 방송국이 아니라도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또한 방송국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굳이 방송국이 배경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일적인 모습을 통해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바로 방송국이기 때문에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바로 이 드라마에서 진짜 우리가 봐야 하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 것들과 많지는 않아도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던 것들이 바로 이 드라마에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의 중심에는 바로 사람이 자리를 한다. 시청률이 떨어지면 아무리 오래된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금방 사라지는 모습들을 우리는 그동안 보아왔다. 그리고 너무나 잘 나가던 연예인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모습을 보아왔다. 그리고 많은 루머와 찌라시 속에서 누군가는 망가지고, 누군가는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모습을 흔하게 만나왔다. 그 모든 것들이 바로 세상의 누구보다 연예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우리의 흔한 모습이다. 이 드라마에서 우리는 바로 그러한 우리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습들보다는 조금 더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이 드라마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우리가 매일 마주하게 되는 그 방송을 만들고, 그 방송에서 얼굴을 보여주는 이들 모두가 바로 사람 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너나 가져라’ 해서 여의도(汝矣島)라 이름 붙여졌다는 이 섬. 모래와 바람만이 가득해 천인들이 양을 치고 궁녀들의 화장터로 쓰였을 만큼 쓸모없던 이곳은 이제 누구라도 들어오고 싶어 하나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는 도도한 땅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권력이 모이는 곳, 증권가의 거대한 자본이 오가고 온갖 찌라시와 루머가 양산되는 곳. 그리고...뉴스와 드라마와 쇼로 대한민국의 여가시간을 책임지는 방송국이 있는 곳이 바로 여의도다. 그러니 이제는 누구도 ‘너나 가져라’고 말할 수 없는 어마무시하게 귀하신 땅인 것이다. 자 이제.. 여의도의 중심, 365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으며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고 있는.. KBS 한국방송... 그곳의 6층, 예능국으로 올라가본다. 그곳에는 [1박 2일] [개그콘서트] [슈퍼맨이 돌아왔다] [비타민] [연예가중계] [뮤직뱅크] [ 전국노래자랑]을 만드는 사람들이, 파티션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는 ‘사무실’이 있다. 그냥 사무실이다. 교무실이라든가 동사무소라든가 구로동 어느 무역회사와 뭐 그리 큰 차이가 없는.. 파티션 있고 복사기 토너 흔들어 써야하고 부장 눈치 보느라 어쩔 수 없이 회식 참석해야 되는... 그냥 사무실. 이곳에서 [1박 2일] 피디는 새로 들어온 조연출에게 혹한기 야외 촬영 나갈 때 어느 회사 패딩이 가장 가성비가 좋은지 나 어떻게 하면 까나리 액젓을 아메리카노랑 비슷하게 만들어 멤버들을 왕창 속일 수 있는지 를 어마어마한 영업비밀인 양 전수하며, [ 개그콘서트] 피디는 어떤 각도에서 박을 머리에 쳐야 깨지는 소리도 아주 그냥 시원시원하게 나면서 웃기게 얻어맞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수십 개의 박을 지 머리로 깨고 앉아 있다. 한때는 수재 소리 들어가며 서울대 연고대 나와서 방송국 들어갔다고 축하도 많이 받았는데, 죽자고 영어 공부해서 토익도 980점씩 맞았었는데... 거리 인터뷰 나가 외국인 만나면 버벅대기는 고딩과 매한가지고 독해도 해외 직구할 때나 유용하지 별로 쓸 일도 없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1등을 했던 과목은 ‘수학’과 ‘과학’이었건만, 정작 촬영장에서 가장 필요한 건 ‘눈치’와 ‘체력’이요, 취업하려고 ‘논술’과 ‘상식’ 후벼 팠지만 회의실에서 가장 필요한 건 ‘수려한 말빨’과 ‘핸드폰 전화번호부’임을 깨닫고 만... 예능국 근무 중인 고학력 바보들. 밤샘회의에 촬영에 편집에 마라톤을 뛰고도 시청률 떨어지면 밥버러지 취급을 받으니 오늘이라도 ‘너나 가져라’ 하고 싶지만.. 그래도 차마 그럴 수 없는 소중한 KBS 출입증. 그거 목에 걸고 오늘도 여의도 18번지 6층으로 출근하는 피디 아닌 직장인들의 사무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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