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적 모으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 나 말고도 많을 것이다. 결국 가지도 못할 여행지의 가이드 북을 들고 여행 일정을 짜거나,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헤벌레 하는 게 스스로도 참 한심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뭐 내가 좋으면 되는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에서였나, 보드게임 스크래블의 TV 광고 시리즈 중 여행지에서 생고생을 한 여행자가 "이럴줄 알았으면 집에서 스크래블이나 할껄."이라고 한숨 짓는 장면이 있었다고 한다. 리조트에서의 휴양 여행이라면 모를까 안락하고 평탄한 경로를 벗어나는 순간, 고생문이 열리는 것은 경험해 본 사람은 다들 알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내가 방구석에서 여행 서적을 뒤적거리는 일일지도. 일반인은 여행을 갈 것인지 안 갈 것인지, 아니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