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미터
국경 북회귀선 툰드라 캄차카 반도 일각고래 북해 인도양 날짜변경선. 난 이런 말을 거의 해 본 적이 없다. 여기에는 내가 모르는 말이 더 있을지도 모를 텐데 다 적지 못했다. 난 어딘가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국경을 넘을 일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겠다. 국경을 넘는다고 크게 바뀌는 건 없겠지만. 선 하나로 나라가 바뀌는 건 신기할 것 같다. 그 선은 보이지 않겠구나. 어딘가에서는 그것을 쉽게 넘을 수 있겠지만, 어딘가에서는 목숨을 걸어야 할 거다. 시에 저런 말을 쓴 건 허연이 그런 곳에 갔다 와서겠지. 어딘가에 다녀온 일과 자기 삶을 이어서 쓰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 시인은 그런 걸 잘할지도 모르겠다. 시인만 그런 건 아니구나. 소설가도 다른 나라에 다녀오거나 어딘가에 다녀오면 그 경험을 소설로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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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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